주니어 개발자의 이직기

주니어 개발자의 이직기
Photo by Ian Schneider / Unsplash

여전히 주니어, 하지만 두 번째 직장

나는 이제 6개월 경력의 주니어 백엔드 개발자이다. 비전공자로서, 처음 개발자로 입사했을 때만 해도 뭔가 평생 뼈를 묻을 것만 같고, 1-2년은 이직을 안할 줄 알았는데, 반년이 지난 지금 벌써 두 번째 직장을 맞이하게 되었다.


새로운 도전의 이유

사실 6개월이란 시간은 개발 직군인 것을 감안해도 이직하기에 상당히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어린 나이도 아니고, 연차도 중요하지만 연차에 걸맞은(혹은 더 뛰어난) 개발자로서 성장하고 싶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이직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회사 내 개발 문화 부재
    좋은 개발 문화는 개발자로서 회사에 제일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다. 요즘 개발에 진심(?)인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개발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사의 개발문화를 홍보 하기도 해서 나도 개인적으로 기대가 많았던 부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회사가 시드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개발 문화보다는 생존이 우선이였다. 스프린트, 애자일, 코드리뷰, 테스트 코드 등 개인적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부분이 결여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2. 성장에 대한 고민
    개발 문화 부재라는 이슈는 성장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개발 직군은 경력으로 인정을 받는 직군이고, 또 같은 경력이여도 얼마나 많은 트래픽을 겪어보았는지, 어떤 환경을 경험해 보았는지로 내 자신의 위치가 정의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잘 성장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었다. 3년차, 5년차, 계속 경력이 일년씩 쌓여갈 때, 많은 도움을 주고, 경험해본 것을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사수가 되고 싶어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다.
  3. 그 외 고민했던 점들
    사실 위 두 가지 이유가 제일 중요했지만, 이 두 가지 외의 아쉬움 또한 존재했다. 결정적인 이유들은 아니지만 연봉, 회사 성장 가능성, 복지, 업무 환경 등 개선되면 좋을 점들은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위와 같은 이유로 현재 있는 회사에 아쉬움을 느껴서, 이런 고민을 해소시켜주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실행에 옮겼다.


마음에 드는 회사 찾기

우선 처음 직장을 구할 때와는 다르게, 이제는 개발자로도 일한 경력이 있고, 당장 다니고 있는 회사를 떠나고 싶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나름 상당히 신중하게 골랐던 것 같다.  파이썬&장고 스택을 사용하는 회사가 아무래도 자바나 노드보다는 확실히 적지만, 그래도 나름 IT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들의 공고가 꽤 있어서 20군데 정도 회사의 지원을 했다.

회사 규모가 있고 서비스가 있는 회사들이여서 그런지, 신입보다는 3년차 이상을 뽑는 공고가 대다수였다. 그래도 개발자 1개월 차부터 어떤 교육 없이 실무에 부딪히며 프로젝트를 운영했기 때문에 자신감(혹은 객기...)을 가지고 지원했다(심지어 flask&fastAPI 공고 포함).

지금 상황에서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원했기 때문에 좋은 회사들만 지원해서 그런지, 바로 광탈을 하거나 아니면 길게는 2주 넘게 재다가 탈락하는 경우도 종종있었다. 지원 당시에는 4-5개월 경력이 전부였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신입이라고 받아들였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내 자신을 개발자로서, 가진 경력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서류에서 탈락하니 아쉬움이 상당히 크고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초조해 하지말자!"라고 자신에게 최면을 걸며,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신중하게 가고 싶은 회사를 선택 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감사하게도 찾아온 면접의 기회

면접 기회가 주어진 회사는 총 두 회사였다. 둘 다 성수에 위치해있는 회사였고, B2B를 메인으로 하고 있는 회사였다. 신기하게 올 해 둘 다 Pre-A 투자를 받은 회사였고, 총 투자 금액이 50-60억 정도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회사였다. 개발팀 구성원도 비슷하고, 유능하신 분들이 많아 보였기 때문에 두 회사 다 내 원픽이였다.

첫 번째 면접

처음 면접을 봤던 회사는 L사로, C레벨 분들이 리디, 퍼블리 창업자, 개발자 출신이셔서 성장 . 실제로 Pre-A 단계에서 62억원을 투자 받아 성장 가능성이 아주 큰 회사였다. 회사에서는 2년차 이상을 찾고 있었고, 알고리즘이나 기본 CS 지식 또한 요구 되었다. 하지만 가고 싶었던 마음이 커서 여러 자격 요건들을 한 가지씩 나열하며 "이런 부분은 부족하지만 이런 해결능력은 있습니다.."와 같은 식으로 어필하는 편지를 써서 이력서와 같이 제출했다.

신입은 안 뽑는 공고였지만, 회사를 향한 관심과 이전 직장에서의 문제 해결능력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도 면접 기회를 주셨다. 면접은 줌으로 진행했고, 배려해주셔서 난이도가 상당히 쉬웠지만, 공부를 못한 탓에 내가 이력서에 적어 놓은 쉬운 부분을 대답하지 못했다.  면접이 끝나고, "아, 퇴사 안하고 이직하기가 정말 쉽지 않구나"라고 느꼈다. 백엔드로써 특히 CS지식&실무 지식등 공부할 게 너무나 많은데, 신입이 퇴사하고 이직을 하는건 너무나도 리스키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면접이 끝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기대는 했지만, 허술한 나의 답변이 있었기 때문에 떨어져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저녁 아쉽지만 불합격이라는 메일 통보를 받았다. 정말 좋은 회사라고 생각했고, 성장할 수 있는 곳 같아 너무 가고 싶었는데, 결과는 그렇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두 번째 면접

두 번째로 면접을 보았던 회사는 I사로 리뷰서비스로 B2B 사업을 하는 회사였다. 카페24, 고도몰등 일반 쇼핑몰 업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 앱스토어에 입장해있고 2000여 개 이상의 쇼핑몰 중에서 사용중인 서비스라, 나도 모르게 이용한 적이 있는 서비스라 관심이 갔다.

최근 Pre-A를 포함 총 60억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서 공격적으로 많은 개발자들을 뽑고 있었다. 단순히 B2B뿐 만 아니라 리뷰 커미션을 떼어주는 B2C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었고, 미래가 유망해 보이는 회사였다. 무엇보다도 CTO분이 Django를 하시는 분 중에 유명하시기도 하셨고, 구성원들의 기량이 뛰어나 보여서 일해보고 싶은 회사이기도 했다.

1차 기술 면접과 2차 CEO 면접으로 진행되었는데, 1차 기술 면접에서 회사의 모든 개발자분들이 들어오셔서 면접을 진행했다. 총 두 번에 나뉘어 한 시간씩 진행했는데, 기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회사에 맞는 핏인지를 많이 보시는 것 같았다. 신입이라 쉬운 질문들 위주로 해주셔서, 대답도 나쁘지 않게 한 것 같았고, 회사의 핏을 보는 질문에도 잘 대답한 것 같았다.

몇 시간 후 메일로 1차 합격 소식을 전해주셨고, 바로 이틀 뒤 2차 CEO 면접을 진행했다. 다행히 1차에서 좋게 봐주셔서 다시 검증하는 느낌의 자리가 아니라, 편하게 대화하는 느낌으로 면접이 진행되었다. 나의 배경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시고, 반대로 내가 회사의 비즈니스나 미래의 대해서도 많이 질문했다. 약 한 시간 정도, 기분 좋은 만담을 나누고 면접은 마무리되었다.

면접 다음 날, 감사하게도 두 번째 면접을 진행한 회사에서 합격 소식을 전달해주셨다. 최종 오퍼 레터를 받고 나니 "아 이젠 정말 끝났구나"라는 안도감과 다니고 있던 회사에 퇴사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동시에 들었다. 그래도 합격의 기쁨이 훨씬 컸던 것 같다.


회사를 선택한 이유

이번에 이직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회사 선택을 했다. 아직은 이름만 말해도 모두가 아는 그런 회사는 아니지만, 면접 준비를 하면서, 또 면접을 보면서 얘기를 나눠보니 더욱 가고 싶게 만드는 회사라는 느낌을 받았다.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개발문화의 존재
    이직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는데, 선택한 회사에서는 개발팀 인원도 꽤 있었고, 스프린트, 코드 리뷰, TDD 등 개발 문화에 힘쓰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2. 흥미로운 문화
    회사의 모토는 열심히 하는 것 보다는 능력있는 것이 중요하다이다. 맥락없이 들으면 상당히 부담이 되는 문구이지만, 회사에서 생각하는 성과가 흔히 세상에서 말하는 성과와는 다르다고 면접 때 많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부담보다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자유로운 근무 환경
    성과를 기반으로 회사에서 자유로운 근무 환경을 제공한다. 자율 출퇴근, 재택 근무, 무제한 유급휴가 등 스스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 좋았다.
  4. 성장 가능성
    회사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듣고 나니,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잘되고 있는 회사였다. 한국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용 되고 있었고, 곧 진출도 앞두고 있었다. Pre-A 단계임에도 60억 정도를 유치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여겨졌다.

두근거리는 첫 출근

마지막 2차 면접을 볼 때, 회사측에서도 어느 회사나 최대한 빨리 입사하면 좋을 것이라고, 빨리 입사하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다행히도 전 회사에서 많이 배려해주셔서 2주 뒤 바로 퇴직을 할 수 있었다. 사용 못한 연차도 있고 광복절도 있어서, 하루도 못 쉬고 출근 하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입사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개발자의 길을 나아간 지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이제는 두 자리 수의 구성원이 있는 개발팀에 막내 신입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기대도 되면서 두려움도 공존하는 것 같다. 그래도 출근 이틀 전인 지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시작한다는 기대감이 크게 느껴진다.


글을 마무리하며

그래서 결론은 이직에 성공했고, 당장 돌아오는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게되었다. 비전공자로서, "솔직히 내가 이 다음에 다른 회사를 다녀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너무나 부족하다고 많이 느꼈는데, 꿈만 같이 새로운 직장을 다닐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 무작정 옮기려고 아무 곳이나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다니고 싶었던 곳을 선택해 결국 가게되니 기쁨이 더욱 배가 되는 것 같다.

출근하게 된 회사는 성수에 위치한 인덴트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이다. "회사 이름을 밝혀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제는 내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다녀야 할 회사이기도 하고, 부담을 가지고 블로깅도 더욱 열심히 하지 않을까싶다.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주니어 개발자가 되기 위해, 성장한 부분과 실패한 부분들을 공유해보고, 또 연말에 회고록, 2022년은 어떻게 보낼지 등, 커리어에 관한 생각과 공유도 많이 해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원하시는, 좋은 커리어를 이어가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